한번은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신분이 오셨습니다. 올라간 눈썹에 여기저기 둘러 보시며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분이셨죠. 단순한 통증만으로는 나올 수 없는 표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설마하는 마음에 차트를 바라봅니다. 처방을 보니 역시나 근막통증증후군을 오랜 기간 앓아온 만성통증 환자분이 셨습니다.
'아, 부드럽게 대해드려야겠다'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찰나에 카운터 쪽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환자분끼리 잠깐 스친것이 원인이되어 "왜, 사람을 밀치느냐","왜, 통증이 낫지 않느냐" 온 병원을 뒤흔들고 계셨습니다. 만성통증의 귀환이 시작된것이죠.
얼마전 김주환 박사님이 쓰신 <내면소통>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명상과 자기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책인데 이곳에 만성통증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이 있어 이번 뉴스레터에서 다루면 재미있을것 같아 정보를 가져왔습니다.
말몇마디로 환자를 낫게하다니!
정확한 촉진과 지압으로 모두 치료해버리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분을 치료할 때, 소통보다는 내가 손치료를 잘했나? 오늘은 관절에 움직임을 정확하게 이루어냈나? 하는 생각이 더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닳게 한 TV프로가 있었습니다. 명의 의사분이 나오셔서 환자분들을 치료하는 장면이였는데 이때 만성통증 환자가 나오는 코너였습니다. 몇년동안 통증을 앓아오셔서 힘듦이 보이는 환자셨는데 아무런 치료없이 의사선생님과 30분 대화 후 통증이 줄어들고 그 의사선생님을 명의라고 부르며 나오는 환자분을 보면서 이때 저는 메뉴얼 치료만이 전부가 아닌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감정조절장애와 만성통증은 같은 맥락이다. 둘다 내부감각정보들에 대한 능동적인 추론 시스템의 오류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따라서 치료의 기본방향 역시 동일하다. 내부감각 정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습관과 추론의 방식이 신경시스템에 자리잡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아마도 의사선생님은 대화를 통해 그 만성통증환자의 자극에 대한 생각을 변형 시키도록 유도한것 같습니다. 유해한 자극과 괜찮은 자극을 구분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주신거겠죠. 이처럼 만성통증환자는 감정조절 장애와 같이
내부감각에 대한 추론 시스템의 오류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실제로 더 많습니다.
"만성통증은 고통에대한 예측과 내부감각 사이에 불일치가 생길 때 일어난다. 이럴 때 환자의 신경시스템은 해롭지 않거나 아무 의미가 없는 자극도 통증의 결과로 해석한다. 무의미한 소음에 불과한 내부감각 신호의 볼륨크기를 줄이는 능력의 상실 혹은 주의력 재분산 능력의 상실이 곧 만성통증의 원인이다."
한가지 생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주로 우린 부정적인 감정상태에 빠질때 한생각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걱정, 불안, 소외에 대한 생각을 하면할 수록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됩니다. 이때 생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그 부정적 생각이 아닌 호흡이나 저멀리 한점을 바라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 몸으로 나는 안전하다는것을 현실감있게 느껴 보는것이죠.
"현재 환자의 신경시스템이 무의미한 감각정보들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부정적 감정이나 통증을 유발하여 환자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지금 이 현상을 바로 잡아야 하는것이지 그것의 계기가 되는 과거의 나쁜 기억에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
말하자면 중요한 것은 무의미한 내부감각 신호에 지나치게 중요성을 부여하는 신경시스템의 습관을 바꾸는 것인데, 말하자면 감각정보들의 볼륨을 약화시키고 잠잠하게 하는 것이라할 수 있다. 노이즈에 불과한 특정한 내부감각신호들에 집중되었던 주의를 거둬들이고 다른 감각 신호들로 주의를 분산시켜 보내는 것이다. 꼭 필요한 것은 주의력 재배치이다."
하나의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넘어 가는 방법은 넘어 가겠어라고 생각한다고 넘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뇌는 부정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핑크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하면 계속 생각이 나는 것과 일치합니다. 우리는 상상과 생각으로 가득찬 머리가 아닌 몸으로 생각을 돌리는 감각훈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람들은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주무르거나 펴면서 몸을 다스리려한다. 그러나불안이나 우울에 시달릴때는 그러한 감정의 근본 원인이 되는 몸을 다스리려하지 않는다. 그냥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이나 의도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하는 오류를 범한다. 감정을 마치 생각의 일종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면소통>이라는 책에서 만성통증을 발춰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책에서 이야기하는 극복방법은 호흡명상하기, 움직여 걷기를 강조하는 내용이 반복되었어요. 단지 여기 책만이 아니라 명상강의나 심지어 운동학 논문에서도 만성질환은 정신질환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뉴스레터때는 <내면소통>에서 소개해준 명상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되세요~!